■이영하의 詩心 世界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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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2026.09.02 06:5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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쉼과 여유
 
(​하늘시인 이영하)
 
나는 너무 오래 앞만 보고 걸었다.
 
뒤에서 부르는 바람도
 
곁에 피는 꽃도 몇 번이나 지나쳤다.
 
하늘을 날 때에는
 
목적지의 좌표가 필요했지만
 
땅에 내려온 뒤에는
 
잠시 멈출 자리가 필요했다.
 
경안천 물소리에 걸음을 늦추고
 
갈대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을 바라보며
 
비로소 알았다.
 
인생은
 
채우는 일만으로 깊어지지 않는다는 것을
 
빈 찻잔 하나에도
 
오래 머무는 향기가 있고
 
말을 아낀 하루에도
 
사람의 마음은 자란다.
 
이제는 조금 천천히 가려 한다.
 
늦게 피는 해도 바라보고
 
먼 사람의 안부도 기다리면서
 
남은 날의 가장 좋은 속도는
 
서두르지 않는 마음인지도 모른다.
 
 
 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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